신경증클리닉 - 강박장애 THE BELOVED HOSPITAL

진료과목

신경증클리닉

개요

강박장애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예를 들면 현관문을 잠그고 돌아서서 몇 걸음 가다가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가서 확인해 보는 행동을 수차례 또는 수 십 차례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증상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 경우 강박장애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강박장애는 정신질환 중에 하나이지만, 현실과 비현실을 분간하지 못 하는 ‘정신병’은 아니며 불안 장애의 하나로 흔히 노이로제라고 하는 ‘신경증’에 속합니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과 달리 신경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이상하고 불합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그만하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강박장애 환자를 곁에 두고 있는 사람도 괴롭지만, 가장 괴로운 사람은 당사자입니다. 환자는 스스로 증상을 조절하려고 하지만 원하지 않는 생각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증상

강박장애증상은 실제 행동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으며 그 결과로 다른 사람들이 환자의 증상을 알게 됩니다. 또한 환자 자신도 증상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환자들은 강박적인 생각이 떠올라 이로 인하여 불안해지고 그 불안감을 벗어나기 위하여 ‘강박행동’을 하게 됩니다. 강박행동을 통해 불안감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일정한 틀을 가지게 되며 그래서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의식(ritual)' 이라고 부릅니다.

강박장애증상은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눠질 수 있습니다. 한 환자가 하나의 증상만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 증상을 함께 가질 수도 있습니다.

1. 오염-청결 강박행동
강박장애 중에서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더러운 것에 의해서 오염되는 것에 대한 공포와 걱정 그리고 이를 제거하려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특별한 것이 없는데도 몸에 더러운 것이 묻은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씻는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 깨끗한 옷을 몇 번이고 세탁하기도 합니다. 씻는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비누를 서너 장씩이나 한 번에 써 버리기도 하고 샤워를 8시간 이상하기도 합니다. 덕분에 습진이 생기거나, 피부의 각질이 다 벗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확인 강박 행동
두 번째로 많은 것이 의심과 이에 따른 확인행동입니다. 문을 잠갔는지, 가스는 끄고 나왔는지, 수도는 잠그고 나왔는지 등이 의심이 되어 반복적으로 확인하곤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행동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독특한 행동방식을 만들어내어 반복하기도 합니다.
3. 반복행동
어떤 상황에서 마음을 못 정하고 어떤 행동을 번갈아 반복하는 것으로, 옷을 입었다가 벗기를 반복하고 물건을 들었다가 놓기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4. 정렬 행동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심한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또 물건의 배열상태가 바르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면서 정돈하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특히 두 개 이상의 물건이 있을 때 대칭이나 직각이 되도록 두어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지체하게 되어, 실제로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한 일도 생기게 됩니다.
5. 모아 두는 행동
대개 쓸모가 없는 물건들을 무조건 모으기만 하고 버리지 못 하는 경우로 그 결과 방이나 집 전체가 잡동사니로 가득 차게 됩니다. 휴지, 부스러기, 심지어 쓰레기도 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6. 강박적인 생각
어떤 행동을 꼭 해야만 강박장애인 것은 아닙니다. 특정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강박장애에 속합니다. 대개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 어떤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불안을 유발하는 폭력적인 생각, 성적인 생각 등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뾰족한 물건을 보면 그 물건으로 자신이 다른 사람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게 되어 그 결과 다른 사람을 보는 것을 회피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요

강박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이 필수적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일정 부분 불안과 걱정이 있고 그런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특정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 출근 시간에 바빠서 정신없이 집을 나서고 난 후, 10분쯤 후 버스를 타고 가다가 현관문을 잠그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걱정으로 이웃에게 확인해 달라는 전화를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 모두를 강박장애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강박장애는 특정한 행동이 장기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그 결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경우에 의심할 수 있습니다.

1. 강박장애 자가진단표
아래 자가진단표는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만든 강박장애증상 체크리스트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아래에 제시된 강박 증상 체크리스트를 통하여 자가진단을 하는데 일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다음은 강박장애증상의 종류들을 나열한 것입니다. 다음 중 2가지 이상의 항목에 해당되면 강박장애증상의 심한 정도를 평가하는 두 번째 부분으로 넘어가서 가장 잘 맞는 상태를 표시하세요.

치료

현재까지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약물치료, 인지치료 및 행동치료 등이 강박장애 치료에 우선적으로 추천됩니다. 정신분석적 치료가 강박장애증상을 조절하는데 일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으나 그 효과는 아직 분명하지는 않습니다.

1. 행동치료
강박장애 환자들은 강박적인 생각과 관련된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곤 합니다. 이런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노출 및 반응 방지”기법입니다. 강박장애 환자가 불안을 느끼는 어떤 상황에 노출시킨 후에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보이는 강박행동을 못 하도록 막는 것입니다. 오염-청결 행동을 보이고 있는 환자에게 다른 사람이 사용한 화장지 등을 손으로 만지게 합니다. 이것이 단계가 “노출” 단계입니다.

그리고 환자가 그 동안 해 왔던 씻기 행동을 일정한 시간동안 금지합니다. 이 단계가 “반응 방지” 단계입니다. 처음에는 환자가 매우 불안해 하지만, 반복적으로 치료받으면서 환자는 불안을 유발시키는 상황에 대해서 익숙해지고, 강박행동을 않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불안이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한 자극에 환자의 증상이 완화 되면, 다음에는 환자가 더 심하게 기피하는 좀 더 지저분한 자극에 노출시키고 반응을 방지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치료해 나갑니다.

“노출 및 반응 방지” 기법은 다른 치료와 함께 시행하지 않고 단독치료만으로도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자신이 치료 받고자 하는 동기가 강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치료에 참여해야 만 치료가 가능합니다.
2. 약물 치료
강박장애는 뇌의 신경원(뉴런)의 신호전달에 사용되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한 것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뇌의 신경원들이 연결되는 부위에 세로토닌이 충분하도록 해주면 강박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이런 작용을 하는 대표적 약물군은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SSRIs))이며, 파로세틴, 서트랄린, 플루오세틴, 에스시탈로프람, 플로복사민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삼환계 우울장애 치료제 중 클로미프라민도 치료에 비슷한 작용을 합니다.

이들 약물들은 세로토닌이 신경원으로 재흡수 되는 것을 막는 효과를 가집니다. 그렇게 되면 신경원들의 연접 부위에 재흡수 되지 않은 세로토닌이 많아지기 때문에, 세로토닌 수용체에 더욱 강하게 작용하게 되어 강박장애가 줄어들게 됩니다. 대부분의 강박장애증상은 이런 약물치료에 의하여 상당부분 조절이 됩니다.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에는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와 클로미프라민을 함께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로 강박장애를 치료할 경우, 확실한 증상 호전 현상이 보이기까지는 약 2-3개월이 걸립니다. 게다가 우울장애에서 처방되는 약물용량보다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플루오세틴이라는 약물은 우울장애에는 20밀리그램 정도 처방되는데 비하여, 강박장애의 경우에는 80밀리그램이나 그 이상을 처방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항우울제만으로는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다른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에도 영향을 주는 약물들이 같이 처방되기도 합니다. 부가적으로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저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하는데, 이들 약물로는 올란자핀, 쿼티아핀, 리스페리돈, 아미설피라이드 등이 있습니다. 이들 약물들은 저용량에서는 효과적이지만 고용량에서는 오히려 증상을 심화시킨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사용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

1. 대부분이 강박장애 환자들은 자주 씻거나 늘 확인하는 사람들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강박장애의 증상들은 매우 다양하며 환자들 중에는 이들 증상 여러 가지를 동시에 경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박장애 환자들 중 대다수는 일상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시간이 오래 끌고, 완벽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2. 만약 내가 강박장애의 증상이나 행동들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강박장애 환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단순히 증상들 중 한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강박장애 환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증상들이 당신이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얼마나 방해를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정신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합니다.
3. 강박장애는 전염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4. 만약 부모가 강박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그들의 자녀가 강박장애에 걸리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되나요?
대개, 강박장애 환자의 친척들 중 10%에서 강박장애가 나타났으며, 또 다른 5-10%는 진단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경미한 강박장애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강박장애증상이 유전되는 비율이나 상태는 부모의 강박장애증상 유형 등에 따라 다릅니다. 부모의 강박장애증상이 어린 시절에 시작된 경우와 틱이나 뚜렛증후군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만약, 부모 모두가 강박장애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확률은 두 배가 되며 20%에 달하게 됩니다.
5. 강박장애는 불안장애의 한 종류입니까?
그렇습니다. 강박장애는 정신질환 분류 기준에 따라 불안장애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강박사고는 불안을 야기하며 이런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강박적인 행동을 하게 되며 강박행동을 하면 불안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6. 강박장애는 얼마나 흔한 질환인가요?
강박장애는 드문 질환으로 생각되지만 50 명 중에 한 명 꼴로 증상을 보일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강박장애증상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전 인구에서 골고루 나타납니다.
7. 강박장애는 최근에 나타난 질환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새로운 질환들이 발굴되고 그 질환에 대한 정보가 점점 많이 쌓이게 됩니다. 강박장애 증례는 수 세기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박장애증상 자체가 밖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의사나 보건의료 인력이 강박장애증상을 발견하지 못 하고 지나치게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강박장애증상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개발되면서 더 많은 환자들이 의료기관의 찾고 의사의 도움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8. 왜 강박장애 환자들은 그냥 그 행동을 그만 두지 못 하는 건가요?
대부분의 강박장애 환자들도 강박적인 행동을 멈추고 싶어 합니다. 강박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강박장애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 심한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염-청결 강박 행동을 보이는 환자들은 제대로 씻지 않으면 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심한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들은 씻는 행동을 제대로 해서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고 싶을 뿐인데 다만 그 강도가 일반인들이 씻는 행동보다 강하고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 이상해 보이고 본인도 큰 고통을 겪습니다. 강박장애는 의심과 관련된 질환입니다. 그러므로 강박장애 환자들은 자신이 한 행동이 완벽해졌다고 믿지 못 합니다. 그래서 강박적으로, 반복적으로 씻는 행동을 보입니다. 아무리 오래, 심하게 씻어도 자신의 손이 완전히 깨끗해졌다고 느끼지 못 합니다. 강박장애 환자들은 항상 ‘만약 어찌 어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손을 씻고 난 후에도 작은 먼지나 오염물질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는 충동이 있을 때, 그 행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이 견딜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가게 되고 결국 그 행동을 하게 됩니다.
9. 강박장애 환자들은 미친 사람들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 하고, 마음속의 생각이나 환각과 실제를 혼동하는 경우엔 ‘정신병’을 앓고 있다 혹은 ‘미쳤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대부분의 강박장애 환자들은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박장애 환자들은 미친 사람들이 아닙니다.
10. 강박장애의 원인은 심리적인 것인가요? 생물학적인 것인가요?
강박장애는 심리적인 원인과 생물학적 원인이 모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박장애증상은, 개, 말, 새 등과 같이 동물들에서도 관찰이 됩니다. 강박장애증상과 관련되는 뇌 이상 소견이 연구를 통하여 밝혀졌습니다. 이런 뇌 이상 소견은 약물치료나 행동치료를 통해서 개선된다는 것도 연구를 통하여 확인되었습니다. 한편,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강박장애증상이 악화되고, 주위 상황이 호전되면 강박장애증상이 완화되는 양상이 여러 연구와 임상 관찰을 통하여 확인되었으며, 이를 통해 강박장애증상에 심리적인 원인도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1. 강박장애는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인가요 아니면 살아가면서 걸리게 되는 것인가요?
어떤 사람들은 강박장애가 될 소인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런 소인이 항상 강박장애으로 발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강박장애증상을 보이지 않고 평생을 보냅니다. 경우에 따라 정신적으로 충격적인 일을 겪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면, 드물게 특정 박테리아에 감염된 후에 강박장애가 발병하게 됩니다. 그러나 충격, 스트레스 박테리아 감염 후 모든 사람들이 강박장애에 걸리는 것은 아니므로 타고난 소인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12. 강박장애와 관련되어 흔히 함께 나타나는 다른 질환이 있습니까?
강박장애 환자들 중에 뚜렛증후군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박장애와 매우 유사한 질환을 신체이형증후군, 발모광 그리고 충동조절장애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질환이 강박장애와 정말 관련되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양극성장애(우울장애와 조증이 함께 있는 질환), 우울장애, 사회공포증, 공황장애 등이 강박장애 환자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납니다.
13. 강박장애와 우울장애가 서로 관련되나요?
강박장애 환자의 60-90%에서 살아가면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우울장애 삽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어떤 학자들은 강박장애증상이 우울장애를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학자들은 우울장애와 강박장애가 단순히 같이 발생한 것 뿐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많은 강박장애 환자들이 양극성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14. 강박장애의 생물학적 원인은 무엇입니까?
강박장애의 생물학적 원인에 대해 의학자들 사이에 견해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강박장애의 뇌기능연구에서는 뇌의 안와전두엽과 미상핵 등의 활동 증가가 관찰됩니다. 안와전두엽은 눈썹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포와 위험을 인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상핵은 서로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시작하거나 중단하는 일을 맡아서 하는 부위입니다. 분자생물학적 연구에서는 강박장애 환자의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기능이 저하됨을 보고합니다. 이는 세로토닌의 기능을 올리는 약물들이 강박장애의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도 강박장애의 주요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15. 강박장애는 완치될 수 있습니까?
아쉽게도 아직은 완치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강박 증상을 상당부분 조절할 수 있고 일상생활 장애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지낼 수 있습니다.
16. 강박장애를 치료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강박장애증상 자체가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당사자나 가족들마저도 그것이 병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진단 받는 시기도 늦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치료를 시작한 경우에도 약물치료에 대한 근거 없는 두려움으로 약물을 기피하기도 합니다. 행동치료를 하는 경우에 자신의 증상과 관련된 불안과 두려움을 직면하는 것을 회피하기 때문에 치료가 잘 진행되지 않기도 합니다.
17. 왜 많은 강박장애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숨기나요?
대개 강박장애 환자들은 자신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것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또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이상하다거나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18. 강박장애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으면 나중에 어떻게 되나요?
강박장애증상은 심해졌다가 일부 호전이 되었다가 하는 양상을 반복합니다. 그리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강박장애증상은 지속적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치료를 받지 않은 강박장애 환자들 중 단지 10-20%만 저절로 증상이 좋아지게 됩니다.
19. 강박장애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경우 어느 정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환자가 열심히 치료에 임하면 그 효과는 매우 좋습니다. 적절하게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시행하면 80%에 달하는 강박장애 환자들이 현저한 증상 호전을 보입니다. 치료가 끝난 후에 강박 행동이나 생각이 가끔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환자가 이런 증상에 대해서 단호하게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로 조기에 대처하면 이들 증상이 재발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20. 강박장애 치료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며, 그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박장애 치료를 시작해서 밖으로 드러나는 증상 변화를 보이기까지는 6-12주 정도가 걸립니다. 증상 호전이 나타나는 작용기전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가 신경 연접 부위의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변화가 뇌의 다른 부분 변화를 함께 초래하여 증상의 변화가 나타나는 데까지 수 주일이 더 걸리게 됩니다.
21. 스트레스가 강박장애에 영향을 줍니까?
예. 스트레스가 심할 때 강박장애증상이 악화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강박장애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혼 등과 같은 힘든 일들이 강박장애증상을 시작되게 만들고 기존의 강박장애증상을 더 심화합니다.
22. 강박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입원해서 치료해야 합니까?
대부분의 강박장애 환자들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잘 치료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외래진료를 받으면서 치료될 수 있습니다.그러나 사회적, 직업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매우 심한 강박장애 환자들의 경우에는 입원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3. 강박장애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나요?
강박장애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합니다. 기존의 증상이 있는데다가 새로운 증상이 추가되기도 하고, 이전의 증상이 완전히 새로운 증상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24. 강박장애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까?
강박장애 환자의 80%는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한 강박사고와 행동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20%의 환자들은 강박사고 혹은 강박행동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25. 강박장애증상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득해서 그 증상을 없애는 것이 가능합니까?
대개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강박사고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거나 이해하려고 하는 행동은 강박사고 자체를 강화시킬 뿐입니다.
26. 강박사고가 강해지기 전에 그 생각을 멈추는데 도움이 되는 기법이 있나요?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 매우 효과적이지는 않습니다. 강박사고를 멈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강박행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강박행동을 하지 않고 참으면 강박사고는 더 강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강도는 줄어들 것이며 불안을 유발하는 힘도 함께 줄어들 것입니다.
27. 종교적으로 주도면밀한 것과 강박장애는 서로 관련이 있나요?
종교적으로 철저한 것 자체가 강박장애는 아닙니다. 그러나 강박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종교적인 불경스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나 하고 과도하게 두려워 할 수는 있습니다. 두려움의 내용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종교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독실한 가톨릭 신자가 묵주를 굴리며 충분히 죄를 고백했는 지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며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고백하지 않은 죄가 남아있지는 않은 지 걱정하며 그들의 일상생활에서 하게 되는 생각과 행동들을 늘 점검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무엇인가 나쁜 행동을 해서 자신이 믿는 신을 화나게 만들지 않을까 두려워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합니다.
28. 강박장애 환자의 가족과 친구들은 그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요?
가족들은 강박장애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가족들은 환자가 약을 잘 복용하고 행동치료를 잘 따르도록 옆에서 격려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강박장애에 대한 책을 구입하거나 병원에서 책자를 받아서 볼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가족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환자가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치료를 유지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29. 강박장애증상은 언제 시작됩니까?
강박장애증상은 아동기에서 성인기 사이에 어느 시기에서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체 환자의 30-50%에서 아동기에 증상이 시작됩니다. 불행히도 강박장애증상은 조기에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지속되기 쉽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9-17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정도입니다.
30. 강박장애증상이 조기에 발견되지 못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박장애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숨기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병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의료진들이 강박장애증상을 잘 알지 못하며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방법도 모르고 있습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현실이 매우 불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박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함으로써 우울장애, 부부갈등, 업무효율 저하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